교육·행사

3/23 토요명품공연(해설이 있는 음악회)

대학에서 국악의 이해라는 수강 과목을 신청하게 되었는데, 때마침 국악공연 관람이 과제로 대체 되서 운 좋게 좋은 기회로 국립국악원의 좋은 공연을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국립국악원은 현존하는 역사가 오래되고, 뿌리 깊은 국악 단체 입니다. 저는 토요명품공연(해설이 있는 음악회)를 관람하게 되었고, 말 그대로 해설자 mc분이 각 공연의 배경에 대해 설명해주셨습니다.

첫 번째는 영산회상입니다.
영산회상은 여덟 혹은 아홉 곡의 작은 곡이 모여 하나의 큰 곡을 이루는 일종의 모음곡입니다. 현악영산회상은 상영산 · 중영산 · 세령산 · 가락덜이 · 상현도드리 · 하현도드리 · 염불 · 군악 · 타령 등 9곡으로 구성되고, 평조회상과 관악영산회상은 이 9곡에서 하현도드리가 빠진 8곡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작은 곡들은 생성시기가 각기 다른데, 영산회상의 첫 번째 곡인 상영산이 가장 오래전에 형성된 원곡입니다. 즉, 고악보에 나타나 있는 예전의 영산회상은 “영산회상불보살(靈山會相佛菩薩)”이라는 7자의 가사를 가진 불교음악이었는데, 이것이 차츰 세속화되고 여러 파생곡들을 만들면서 오늘날의 상영산이 된 것이다. 이 상영산에서 중영산, 세령산 등이 파생되었으며, 이 외에 삼현도드리와 하현도드리도 서로 변주관계에 입니다.
영산회상은 전곡을 한 번에 연주하기도 하고 한 곡 내지 몇 개의 악곡을 따로 떼어 연주하기도 합니다. 매우 느린 상영산에서 시작하여 악곡을 더해갈수록 서서히 빨라지는 구조를 가진 음악입니다.

두 번쨰는 판소리 춘향가 입니다.
판소리 춘향가는 남원 퇴기 월매의 딸 성춘향과 남원 부사의 아들 이몽룡의 신분을 뛰어 넘은 사랑노래입니다.
단오날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 춘향과 이몽룡이 백년가약을 맺었다가 이몽룡 아버지의 근무지 이동으로 이별을 하게 되고, 고을에 새로 부임한 신임사또가 춘향에게 수청들 것을 요구하자 죽음을 불사하고 이를 거절하여 옥고를 치릅니다. 이때 과거에 급제하여 어사가 된 이몽룡이 나타나 죽음 직전의 춘향을 구하고 사랑의 승리를 거둔다는 줄거리로, 현전 판소리 다섯 마당 중에서 음악적으로나 문학적으로 가장 빼어난 작품으로 꼽힙니다.

세 번째는 나비야, 석인이 입니다.
시조는 가곡보다 반주음악 편성이 간단하고 격식을 갖추지 않고도 부를 수 있다. 반주는 장구만으로 하거나, 세피리 · 대금 · 단소 · 해금 등으로 편성하기도 합니다. 시조의 선율적 특징에 따라 평시조 · 중허리시조 · 지름시조 · 사설지름시조 등으로 나뉜다. 초 · 중 · 종장의 3장 형식이며, 장단은 5박과 8박의 혼합으로 이루어집니다. 평시조는 너무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은 평성으로 시작하여 평시조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나비야’는 “나비야 청산가자”로 시작하는 시조를 노래합니다.
우조지름시조의 석인이는 7언 율시를 노래하는 것으로 초장을 고음으로 부르는 지름시조의 일종입니다. 시조의 중장을 우조로 바꾸고 종장을 고음으로 부릅니다.
'석인이'는 당나라 시인 최호의 시 ‘황학루’에 선율을 붙인 것으로 신선이 황학을 타고 올랐다는 황학루의 아름다운 경치와 객지를 떠도는 화자의 현실을 근심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네 번째는 굿풍류시나위 입니다.
굿풍류는 서울과 경기도의 여러 무악을 모음곡으로 편성한 음악입니다. 굿 분위기, 무당의 ‘공수’(무당이 신을 대신하여 축원하거나 조언하는 말), 무당과 악사가 주고받는 ‘만수받이’ 등 굿을 이루는 모든 요소들을 악기의 소리로 채웠습니다. 굿의 중심인 무당이 빠진 상태지만 허전함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무악의 순서는 음악으로써 신을 초대하고 신이 그 부름에 응답하고 신과 사람이 어우러져 한바탕 놀음을 펼친 후 각자의 세계로 귀향하는 것으로 맺어집니다. 굿의 순서에 맞추어 음악을 구성하였고 특히 ‘노랫가락’에서 악기들이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듯한 선율이나 ‘창부타령’ 중 각 악기가 돌아가며 선보이는 독주 부분은 우리 민속기악만이 보여줄 수 있는 즉흥성과 역동성을 보여주며 이 곡의 절정을 이룹니다. 소리의 연결고리로 꽉 짜인 이야기는 완성된 하나의 굿거리를 형성합니다.
시나위는 무속음악에 뿌리를 둔 즉흥 기악합주곡 양식의 음악입니다. 즉, 가야금 · 거문고 · 해금 · 아쟁 · 피리 · 대금 등의 악기들이 일정한 장단틀 안에서 즉흥적으로 자유롭게 연주하는 음악이다. 자유롭고 즉흥적이지만 결코 산만하거나 불협화음으로 들리지 않기 때문에 시나위를 두고 “부조화 속의 조화”, “혼돈 속의 질서”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시나위 무악권(巫樂圈), 즉 경기도 남부 · 충청도 서부 · 전라도 · 경상도 서남부 지방의 무가(巫歌) 반주음악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지역의 무의식(巫儀式)에서는 무당이 무가(巫歌)를 부를 때 피리 · 젓대 · 해금으로 반주를 하는데, 남도음악 특유의 음 구성과 선율진행을 보여주는 육자배기토리로 된 가락을 연주합니다. 이때, 악기들은 무가선율과 일치되지 않는 다른 선율을 연주함으로써 다성(多聲)적 효과를 나타내기도 하는데, 이는 전적으로 연주자들의 즉흥성에 의한 우연적인 다성진행입니다. 무당이 춤을 출 때도 반주악기들이 춤에 맞추어 시나위를 연주합니다. 이 경우는 무가의 반주가 아닌 무용의 반주로 쓰이는 것입니다.

다섯 번쨰는 바람의 향연입니다.
이 곡은 작곡가가 자신의 사상과 개성을 반영하여 만든 곡입니다.
현대 음악의 트렌드에 맞춰서 만든 음악이며, 스케일이 뮤지컬 못지 않게 웅장함과 오케스트라의 느낌을 준 공연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곡이 가장 즐겁게 느낀 무대 공연이었습니다.

마지막은 작법이라는 무용 곡입니다.
작법은 불교의례 예술의 꽃으로서 도량에 모인 대중의 시선과 마음을 응집시키며, 신심을 고취시키고 적극적으로 재의식에 참여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작법무 중에 나비춤은 해탈의 이념을, 바라춤은 불법 수호와 홍포(弘布)의 서원(誓願)을, 법고(法鼓)춤은 중생제도의 사상을 내포하고 있으며, 타주(打柱)는 팔정도(八正道)를 바탕으로 불교의 진리를 깨우치기 위해 자신을 경책하는 뜻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법고는 범종, 목어, 운판(雲板) 등과 더불어 사물이라 하여 재의식에서 중요시되는 기물입니다. 이들 사물은 제각기 그 소리를 내는 기능에 따라 축원의 내용도 다릅니다.
법고는 네 발 가진 짐승을 위하여, 종은 지옥중생을 위하여, 목어는 물 속의 중생을 위하여, 운판은 하늘을 나는 중생을 위하여 치는 것이라 하니, 의식무용으로서의 법고춤은 용약환희의 뜻을 지니는 춤입니다.
그래서 이 춤은 어느 춤보다 동작이 크고 활기가 있다. 대개 일정한 장단 없이 범패를 반주로 하여 춥니다. 법고를 치는 동작을 내용으로 하는 법고춤과, 복잡한 리듬을 내용으로 하는 홍구춤의 두 가지로 나눕니다.
타주는 수행을 다짐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요수행법으로서 팔정도(八正道)인 정견(正見), 정사유(正思惟), 정어(正語), 정업(正業), 정명(正命), 정정진(正精進), 정념(正念), 정정(正定)을 표시한 팔각기둥을 세워놓고, 오른손에 잡은 채로 기둥을 두드리며 주위를 도는 춤입니다.
팔각기둥인 타주는 고통의 바다를 건너 피안의 세계로 이끄는 뗏목을 의미하며, 수행자들에게 올바른 수행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피안의 세계에 다다르면 그 뗏목을 버리듯이 팔정도 기둥을 쓰러뜨려 대승적(大乘的) 공(空)의 이념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춤의 동작은 춤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단조로우며 정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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