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행사

3월 23일 토요명품공연 (해설이 있는 음악회)

3월 23일, ‘토요명품공연’ 해설이 있는 음악회를 관람했습니다.
해설이 있는 음악회를 선정한 이유는 공연만을 보는 것이 아닌 해설과 함께 공연을 이해하며 감상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처음 들어서 보았던 공연장의 전경은 예상했던 것만큼 그리 웅장하지 않았지만 좌석과 무대가 가깝고, 음악이 가득 차는 느낌이 들어 공연을 더욱 생생하게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전통 있는 국립국악원의 공연인 만큼 빈 좌석이 거의 없을 정도로 관람인원이 가득 찼으며 그런 모습이 공연 시작 전 기대감을 더 키워주었습니다. 이날 토요명품공연의 구성은 영산회상 / 사랑가 / 나비야, 석인이 / 굿풍류시나위 / 바람의 향연 / 작법 이었습니다.

첫 번째 공연, 영산회상 (염불~군악)
영산회상의 역사는 조선 전기로부터 시작되며, 17세기 중반 선비들의 풍류방에서부터 민간의 기악곡으로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날에는 악기의 구성이나 음계에 따라 현악영산회상, 관악영산회상, 평조회상의 3가지로 전승되고 있습니다. 영산회상은 상영산, 중령산, 세령산, 가락덜이, 삼현도드리, 하현도드리, 염불도드리, 타령, 군악의 9곡으로 구성된 커다란 모음곡입니다. 상영산을 시작으로 음악이 점차 빨라지는 구성이며 이날은 마지막 3곡인 염불, 타령, 군악을 들었습니다. 피리 ‘김성준’, 대금 ‘이상원’, 해금 ‘류은정’, 가야금 ‘고연정’, 거문고 ‘이웅’, 양금 ‘조유회’, 단소 ‘이오훈’, 장구 ‘정택수’ 연주자가 무대를 만들었습니다. 처음엔 서정적이다가 악곡을 더해갈수록 서서히 빨라지는 음악이 흥을 돋우었습니다.

두 번째 공연,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
판소리는 한 사람의 소리꾼이 창과 아니리[말], 발림[몸짓]을 섞어 긴 이야기를 노래하고 고수가 북 반주를 곁들이는 극음악으로, 18세기 이후 발달한 최고의 예술성을 지닌 음악으로 꼽힙니다. 이날 불린 ‘사랑가’는 {춘향가}의 한 대목입니다. 이몽룡과 춘향이의 사랑이 시작되는 대목으로 {춘향가}의 가장 중요한 주제입니다. ‘사랑가’는 두 사람의 사랑이 점점 깊어 가는 과정을 진양조와 중중모리장단에 얹어 노래 부르는데, 그 구성은 두 사람이 문답하는 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사설은 사랑에 얽힌 글자 풀이와 사랑에 얽힌 고사를 인용한 것이 많으며 서로 업고 노는 대목, 맛있는 음식을 권하는 대목 등으로 아기자기하게 짜여 있습니다. 소리 ‘양명희’, 고수 ‘정준호’ 님께서 함께 무대를 만들어냈으며, 굉장한 소리를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사랑가의 내용이 귀에 쏙쏙 들어와 몰랐던 이몽룡과 춘향이의 사랑 이야기를 알게 되어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중간중간 소리꾼의 호응유도, 고수의 추임새 덕분에 지루할 틈 없이 공연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 공연, 시조 {나비야, 석인이}
시조(詩調)는 시조시를 장구 또는 대금, 피리, 해금 등의 반주에 맞춰 노래하는 성악곡입니다. 초장, 중장, 종장의 간결한 형식에 삶의 희로애락을 담아낸 시조시는 가곡으로 노래하거나, 보다 단순한 시조창으로 불렀습니다. 시조의 음악 형식은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 표준이 되는 것은 평시조(平詩調)입니다. 지름시조는 말 그대로 지른다는 뜻으로, 초장의 첫째·둘째 장단을 높은 소리로 질러서 부르며, 중장과 종장은 평시조의 가락과 같습니다. 노래 ‘김병오, 박진희’, 피리 ‘고우석’, 대금 ‘김상준’, 해금 ‘사현욱’, 장구 ‘홍석복’ 연주자가 무대를 만들었습니다. ‘나비야 청산가자 호랑나비야 너도 가자’ 라는 노랫말이 애절한 노랫소리와 만나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왠지 슬픈 느낌을 받을 수 있었던 노래였습니다.

네 번째 공연, 굿풍류시나위
시나위는 굿의 반주음악에 바탕을 둔 기악곡입니다. 일정한 장단의 흐름만을 정해 놓고, 여러 악기가 각각 짜임새 있는 독립적인 가락을 연주하면서 동시에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어 나가는 즉흥성이 강조되는 음악입니다. 피리, 대금, 해금, 가야금, 거문고, 아쟁, 그리고 타악기로 징과 장구 등이 편성되지만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으며, 장단도 굿거리, 자진모리, 엇모리 등 흐름으로 이어지지만, 이 또한 자유롭게 구성됩니다. 이날 연주된 굿풍류시나위는 통상적인 남도선율이 아니라, 경기굿에 나오는 만수받이, 부정거리, 창부타령과 휘모리 당악을 위주로 구성한 작품입니다. 소리 ‘강효주’, 가야금 ‘이여진’, 피리 ‘이호진’, 해금 ‘조여경’, 장구 ‘정준호’ 연주자가 무대를 만들었습니다. 굿풍류라 하여 신을 부르는 음악이라 조금 무서운 느낌이 있었지만, 그 분위기에 압도되어 공연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다섯 번째 공연, 바람의 향연
바람은 풍류이자 멋이고 신명이고 흥입니다. 바람을 불어 넣어 공명하는 관악기들의 멋과 신명, 흥의 향연을 표현한 곡으로 2019년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관악파트를 위한 앙상블로 재편곡하였다고 합니다. 피리 ‘이승헌 외 4명’, 태평소 ‘안은경’, 생황 ‘김보미’, 대금 ‘류근화 외 3명’, 소금 ‘이명훈’, 타악 ‘안혜령, 황영남’ 연주자가 무대를 만들었습니다. 바람의 향연이라는 말 그대로 바람이 부는 듯한 악기 소리와 연주로 시원한 느낌을 받아 너무 좋았던 공연으로 기억에 남습니다.

여섯 번째 공연, 작법
작법은 절에서 재(齋)를 올릴 때 추는 불교의식무용을 말합니다. 작법은 대표적인 불교의식인 영산재에서 주로 추어지는데, 대표적인 작법으로는 법고춤, 바라춤, 나비춤, 타주춤 등이 있습니다. 법고춤은 법고를 치며 고통으로부터 해탈의 염원을 담고 있으며, 바라춤은 금속 타악기인 바라를 들고 부처를 찬양하고 중생을 천도하는 의미입니다. 나비춤은 승려의상에 고깔을 쓰고 나비가 사방으로 날아서 연꽃에 앉아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표현합니다. 타주춤은 손에 타주채를 들고 팔정도를 상징하는 기둥을 중심으로 돌면서 불보살의 공덕을 찬미합니다. 반주 ‘김태훈, 김진정’, 범종 ‘박성호’, 목어 ‘정현도’, 운판 ‘박상주’, 타주 ‘장민하, 김혜영’, 나비춤 ‘백진희 외 5명’, 바라춤 ‘김서량 외 3명’, 북 ‘김영신, 최형선’, 태평소 ‘이호진’ 연주자가 무대를 만들었습니다. 비범한 분위기에 사로잡혀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웅장한 북 연주와 리듬감 넘치는 목어 연주, 엄청난 군무의 춤 등 모든 것이 하나로 어우러져 시너지를 내뿜는 최고의 공연이었습니다.

교양수업 국악의 이해를 통해 한 번도 접해본 적 없는 국악공연을 경험할 수 있어 개강 후 가장 뜻깊은 활동이었습니다. 원래 음악 듣기를 즐기기에 다양한 종류의 음악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였는데 우리의 전통과 얼이 담긴 국악은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단 걸 깨닫고, 국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요즘입니다. 앞으로도 국립국악원을 한 번씩 찾아와 공연을 관람할 것 같습니다. 그때마다 보게 될 새로운 공연들이 정말 기대됩니다.
늘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국악의 진정한 매력을 알게 해주시는 교수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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