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행사

4월 27일 토요명품공연

4월 27일에 열린 [토요명품공연-해설이 있는 음악회]에 다녀왔다. 원래 13일에 하는 공연을 보려고 했으나 전날 예매하려고 보니 매진이여서 날짜를 바꾸게 되었다. 사실 나는 국악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으며 수업을 통해 조금 알게 된 상태이고 국악 공연이라는 것을 태어나 처음 접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떤 공연을 선택해야할지 몰라 무작정 국립국악원 사이트에 들어가 막연히 인기가 많고 재밌어 보이는 공연을 선택하게 되었다.
공연 순서는 종묘제례악 - 거문고독주 (도드리) - 춘앵전 - 수룡음 - 강강술래(백대웅 작곡) - 처용무 순으로 이루어졌다. 첫 번째로 종묘제례악을 보았다. 종묘제례악은 총 공연 시간이 너무 길어 일부만 보게 되었다. 보태평과 정대업이 진행되었으며 출현 악기는 축, 어, 편종, 편경, 대금, 태평소, 아쟁, 해금, 장구 등이 있었다. 연주가 시작 되고 감상을 하는데 처음에는 머리가 하얘지면서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집중도 잘 되지 않고 멍한 기분이었는데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집중이 되면서 악기 하나하나의 소리가 들리며 그 소리에 따라 시선이 갔다. 나는 다른 악기들보다 특히 편종과 편경의 소리에 관심이 가게 되어 악기를 연주하시는 연주자를 유심히 보게 되었는데 전체 연주에 맞춰 박자 맞추기가 되게 어려워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왼쪽 앞에서 문무를 추시는 두 분을 인상 깊게 보았는데 공연이 끝나고 사회자 분이 설명하시기를 원래 공연에서는 가로 8명이 8줄로 64명이 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조금 놀랐으며 실제 종묘제례악은 훨씬 더 웅장하고 압도하는 분위기를 자아낼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실제로 보고 싶어졌다.
두 번째로는 거문고독주 (도드리)를 감상하였다. 도드리는 되돌아든다라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이라고 한다. 연주 전에 해설자 분께서 우리나라의 음악 용어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높은음자리표, 낮은음자리표, 점점 세게, 점점 여리게 등 음악 용어가 순우리말로 잘 갖추어 있다고 하셨다. 평소에는 그냥 아무렇지 않게 지나간 부분인데 이 말씀을 들으니 음악 용어들이 진짜 순우리말이였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면서 기억에 되게 깊게 남았다. 거문고의 소리는 둔탁하면서 그리 예쁘지 않은 소리이지만 가슴 깊숙이 무언가를 울리는 소리라는 느낌을 받았다.
세 번째로는 춘앵전. 춘앵전은 순조 때 효명세자가 어머니의 40세 되던 해의 탄신을 축하하기 위해 만든 곡이라고 한다. 평조회상으로 진행되며 뒤에서 연주자들이 일자로 나란히 앉아 가야금, 거문고, 아쟁, 장구, 향피리를 연주하여 음악을 만들고 그 음악에 맞추어 화려한 의상을 입고 여성 한 분이 춤을 추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역동적이지 않고 정적인 춤을 추는 모습에서 깊은 절제미를 느낄 수 있었으며 빠르지 않은 동작이지만 시선을 뗄 수 없었다.
그 다음 공연은 수룡음으로 생황과 단소로 이루어진 연주였다. 단소는 평소 쉽게 접하고 들을 수 있는 악기지만 생황이라는 악기는 생소했고 생김새도 신기해 눈과 귀가 생황으로 집중되었다. 한 번에 여러 소리를 내는 점도 그렇고 소리가 하모니카와 비슷해 우리나라의 하모니카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생황은 떠는 음을 내기 어려워 독주는 잘 하지 않고 떠는 음을 내는 단소와 함께 병주의 형태로 연주된다는 것을 해설자 분께서 말씀해주셔서 새로이 알게 되었다.
다섯 번째 공연은 강강술래라는 곡으로 세 개의 가야금으로 연주되었다. 세 개의 가야금은 각자 다른 높이의 소리를 내었는데 가야금들을 유심히 보니 가야금마다 줄의 굵기가 다른 것을 알 수 있었다. 가야금은 티비로 쉽게 접할 수 있고 흔한 악기지만 이렇게 실제로 눈 앞에서 보며 들으니 티비에서 듣던 것보다 너무 아름다웠고 세 개의 가야금이 어우러져 더 아름다운 소리를 내었던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연주가 가장 듣기 좋았으며 한 번 더 듣고 싶은 연주였다.
마지막으로 악귀를 몰아내고 평온을 기원하는 탈춤인 처용무를 보았다. 불이 켜지고 탈을 쓴 분들이 서 계셨는데 탈이 너무 기괴하다는 생각이 들어 처음에는 조금 놀랬다. 그 전에 보았던 춘앵전과 달리 여러 사람이 춤을 추고 대형도 다양하며 역동적이고 활기찬 춤이여서 다른 느낌으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자세히 보니 춤을 추시는 다섯 분이 입은 옷이 색깔이 다른 것을 알 수 있었는데 나중에 이것이 오방색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공연도 뒤에서 연주자 분들이 반주음악을 연주해주셨는데 대금, 장구, 피리 등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마지막에 탈춤을 춘 분들이 탈을 벗고 나오셔서 인사하셨는데 땀을 뻘뻘 흘리며 숨 차하시는 모습에 많은 힘을 필요로 하는 춤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인사를 끝으로 한 시간 반의 공연이 끝났다.
막연히 공연을 고른 것 치고는 아주 만족스러운 공연이였다. 내 좌석이 두 번째 줄이라 너무 가까워 예상대로 무대를 한 눈에 담아 보긴 힘들었지만 악기 하나하나, 행동 하나하나 자세히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한 공연의 시작과 끝에 해설자 분이 나오셔서 공연에 대한 부가 설명을 해주셔서 공연의 감상과 이해가 수월했다. 평소에 국악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고 수업을 들어도 크게 관심이 가지 않았는데 이번 공연으로 국악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어졌으며 다양한 국악공연들을 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공연을 보며 몰랐던 국악의 아름다움을 알게 되었고 이것들을 친구들에게도 알려주어 공연을 같이 보러 가고 싶다. 국악에 대해 좀 더 공부한 후에 나중에 다시 공연을 보게 되면 지금은 몰라서 보지 못하고 놓쳤던 부분을 볼 수 있고 더 깊이 느낄 수 있는 점이 있을 거라고 생각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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