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행사

9월 21일 토요명품공연 관람후기

한번도 국악공연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어디서 관람을 해야하는 지, 그리고 그 곳에서 가서 잘 집중할 수 있을 지가 너무 걱정이 되었다. 또한, 당연히 국악공연이 자주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알아보기 전부터 계속 걱정만을 했다. 검색을 해 보았는데 국립국악원에서 생각보다 공연을 자주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 토요일마다 국악공연을 하는데 그 내용도 다채로워보였고, 가격도 생각한 것보다 싸서 불안함이 사라졌다. 무엇보다 이동거리가 있기 때문에 주말에 하는 공연을 간절히 원했는데, 시간도 그리 길지 않고 좋은 시간 대라서 기쁜 마음으로 예매할 수 있었다. 공연 날 지하철에서 내린 후 위치를 검색해보니 충분히 걸어갈 만 하겠다 싶어서 역에서부터 걷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멀기도 하고 오르막이 많아서 정말 산 쪽에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국립국악원에 거의 도착했다는 것을 증명하듯 담장같은 게 늘어져있었다. 단체손님인 것 같은 어린 학생들이 앞서 걸어가는 것을 보며, 나도 어릴 때 도시에 살았다면 이런 공연을 보고 자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성인이 되어서야 대학 강의를 핑계로 공연을 보러 왔다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입장을 하니 바로 중앙에 국악박물관이 보였고 왼쪽 편에 공연을 보는 장소인 우면당이 위치해 있었다. 20분 전쯤에 갔는데 우면당 앞에 꽤 많은 사람들이 서서 휴식을 즐기며 공연을 기다리고 있었는 데, 그 중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라 정말 놀랐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관심이 많아졌다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는 사실이었는데, 한국의 전통 음악인 국악에 까지 관심을 가지고 관람을 하러 온 모습을 보며 정말 나중에는 외국 사람들에게 한국을 배울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매한 표를 받고 입장하니 생각보다 공연장이 작아서 공연을 세세히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친구와 함께 자리에 앉아 조금 기다리니 불이 꺼지고 꽤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준비를 하시는 게 보였다. 공연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시나위와 부채춤이었다.
공연을 하기 전에 프롬프터로 앞으로 나올 무대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해 주셔서 읽고 있는데 시나위는 연주자들이 각자의 장기를 더 특별하게 보여줄 수 있는 공연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도 하기 전부터 기대가 너무 되었다. 피리와 대금, 해금, 가야금, 거문고, 아쟁, 징과 장구로 구성되어 처음에는 같이 연주를 하시다가 장구를 치며, 장구와 징을 연주하시는 분들이 추임새를 넣고 각각의 악기들이 혼자 자신들의 장기를 뽐내는 것이 정말 멋있었고, 함께 조화롭게 연주하는 것도 듣기 좋고 멋있지만, 하나하나 세세히 들어보고 그 악기의 매력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평소에는 들을 일도 거의 없었던 우리나라의 전통 악기들을 생생하게 들어볼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었다.
부채춤 또한 같은 맥락의 이유인데, 부채춤은 우리가 모두 아는 춤이고 대충 어떤 형태인 지 머리에 바로 떠오르지만 사실 제대로 본 적이 없다. 기껏해야 학예회 정도 밖에 없었을 것 같다. 그런데 그런 부채춤을 바로 앞에서 제대로 보니 정말 감회가 남달랐다. 평소 생각했던 뻔한 동작보다는 정말 날아다니듯 부드럽지만 강렬한 느낌의 춤사위가 너무 우아하고 좋았다.
하나의 주제로만 계속 공연하는 것이 아닌 여러 공연들을 짧게 압축해서 최대한 많은 기량을 보여주셔서 정말 감사했고, 같이 본 관람객들 또한 같은 마음이었다고 생각한다. 외국인 들도 말은 통하진 않았더라도 이러한 다채롭고 색다른 음악을 듣고 많은 생각을 했었을 것 같다. 나는 이제서야 국악 공연을 본 게 너무나도 아쉽다. 무엇보다 아직 국악공연을 볼 마음이 없는 친구들이 아쉽다. 나도 수업을 핑계로 보게 된 공연이었지만 정말 생각보다 너무 재밌고 졸릴 틈이 없었던 것 같다. 다른 회차의 공연이 궁금해서 다시 오고 싶을 정도로 신기하고 좋았다. 이번에는 친구와 왔지만 다음에는 부모님과 함께 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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