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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행사 | 국립국악원

교육·행사

공무도하를 보고

 



​​

신화가 현실 속에 되살아났다.



공무도하 - 님아, 저 물을 건너지 마오



2014 국립국악원 브랜드공연인 음악극을 지난달에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관람했다.

차일피일 미루다 오늘에야 겨우 후기를 쓴다. 뭔 일이 그리 바쁜지...그래서 그날의 감동이 되살아 날지는 모르겠다.

원래 공연 후기는 감동의 물결이 사라지기 전에​ 바로 작성해야 하는데...^^;;



​연출·대본: 이윤택

​작곡: 안숙선



공무도하...학창시절에 국어책에서 배운 고대시가...우리나라 최초의 시가라는 것과 간단한 내용의 시가를 주제로 한 공연이 있다고 하여

부랴부랴 이벤트에 신청해봤는데...덜커덕 당첨이 되어 국립국악원으로 고고고...^^



예술의전당은 여러번 갔지만 국립국악원으로 발걸음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고 보니 그동안 조금은 편식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의 음악인 국악을 두고 서양음악만을 추구한 것이 아니었나 라는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지만...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장르를 초월해 듣기 좋은 음악은 어떤 것이든 좋은 것이라는 생각...^^



이번 공무도하처럼 극의 형식을 이용한 것은 마당극 정도만 생각했고, 얼마전 공연한 단테의 신곡에 잠깐 나오는 양념 정도만 생각한 것이 다였는데...국악이 중심이 되어 극의 형식을 빌어 공연을 한다니 기대감이 상승하고 가슴이 두근거리기도...뭐 그 정도는 아니었나?...ㅎㅎ

​아무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 도착해보니 로비에는 이미 많은 이들이 북적이는데 얼른 티켓을 받도 선물로 연필센트도 받았다는...고맙습니다...^^



그런데 한 쪽에서는 관객들을 위한 간식을 준비한 다과상이...와우...이런 기쁜일이...나도 떡 하나와 차 한잔으로 간단히 요기하고

공연장으로 입장하는데...오...좌석이 앞쪽으로 완전 귀빈석이라는...이런 기쁜일이...^^

앞으로는 국립국악원의 공연과 행사 알리기에 앞장 서볼까?...이런 대접을 받고도 모른척하면 안되겠지...역시, 은혜를 알아야...^^​

​그래서 늦었지만 후기를 작성한다. 국립국악원의 자발적 홍보맨이 되고 싶은 블로거...너무 아부하나...ㅋㅋ



아무튼 지금껏 본 많은 공연들 중에 가장 감동적이었던 것 같다...아니 2번째...

중학교때 '지저스 크라이스트'라는 뮤지컬 공연을 지금껏 잊지 못하고 있는 걸 보니 그게 1번째인 것 같고...^^



우리 소리가 예악당을 가득메우고 울려퍼지면서 관객들의 사이사이로 흐르고 흘러 내 귀속으로 들어오더니 머리를 한 바퀴돌고

가슴으로 들어와 나의 온몸을 흔든다...갑자기 소름이 돋는다. 음악을 듣는데 왜 소름이...



​가슴으로 듣는 우리 소리...지금껏 들어왔던 소리가 아니다. 한 명의 소리꾼이 내는 판소리의 구성지고 애끓는 그런 소리가 아니다.

귀로 들었던 소리에서 벗어나 가슴으로, 온몸으로 느끼는 환상의 소리와 춤...그리고 전율...

출연자들의 손짓과 발짓...그리고 춤사위 하나에도 전율이 인다...​



알쏭달쏭한 1부는 잘 모르겠지만 여옥의 가냘프면서도 애절한 소리를 피를 마르게하고

2부에서는 고통받는 북녀의 끊어지는 듯한 소리를 마치 온몸을 두드리는 듯한 전율이 일었다.



여기는 여디야? 꿈속이야? 왜 저 건너 아파트단지 불빛이 아득하게 멀리 보이지? 내가 돌아가지 못할 먼 곳처럼 느껴지지? 아, 혹시 내가 죽은 것은 아니야? 나는 지금 몸을 잃고 영혼만 남아 떠도는 것은 아닐까? 그래 먹고 살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직장을 다니고 매일 출근길 지하철에 몸을 구겨넣고 내 인생이 이렇게 치사하구나 생각하면서 살았지 그래서 살아있는 인간들은 무언가 할 일을 찾아 세상에 매달리지 살아 있기 위해 일하는 인간이야 말로 얼마나 불행한 시간의 노예인가 내 인생은 그렇게 살아 있기 위해 일을 찾아 헤매는 시간의 노예였어.<팜플렛에서>



​사내는 노래한다. 본인이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게 그는 머나먼 과거의 전생으로 향한다.

그리고 머나먼 과거 전생의 아내 여옥은 노래한다. 님을 그리워하며, 지금껏 노래하고 있다.



김 작가는 영화사로부터 부탁을 받아 연변으로 가고 그곳에서 식당에서 노래하는 순나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그녀의 아들까지 호적에 올리고

그녀와 혼인하면서 행복한 사랑의 삶을 살아간다. 그러다 순나가 사라져 그녀를 찾아 북한으로 가고 다시 남한으로 쫒겨오고 다시 중국으로 가서

그녀를 만나지만 결국 다리에 총상을 입은 순나는...2부의 줄거리...



가자 아이야 봄 소풍을 가듯 가자 내 발목아 긴장하지 말거라 내 아킬레스건아 강 하나 사이 지척인데 강 하나 사이 두고 만나지 못할 사이라면 나는 차라리 민들레 홀씨되어 가리라 사나이로 태어나 할 일이 무언가 초롱같은 여인을 만나 자식 하나 키울 곳이면 어디라도 좋다는데 네가 간 곳 내가 갈 것이고 그곳이 지옥이라도 정 붙이고 살리라 여봐라 잘 있거라. 여봐라 육십년을 기다려도 기다리라고만 하는 이 세상 나 이제 이렇게 사랑의 깃발을 흔들고 가리니 이보시오, 나 여기 있소 거시 누구 없소?! 이보오-나 여기 있소- 임자는 거기 있소? 나 여기 지금 가고 있소 임자는 어디쯤에서 날 기라리고 있소?

<팜플렛에서>



애절하고 구슬픈 노래소리가 창칼이 되어 가슴을 저민다. 살을 저미고 뼈​를 바를듯 가슴이 무너져내린다.

이런...한낱 노래에 나도 모르게 눈에 망울이 맺혔다. 가슴아픈 이별의 추억이 ​필름의 한 장면처럼 눈앞을 스쳐간다.

아프다, 많이 아프다. 가슴이 답답해진다. 이런 슬픔은 싫은데...나도 모르게 가슴을 가린다. 눈치채지 못하게....



누군가를 이렇게 만져보고​ 누군가를 애타게 그리워하는 당신에게 이끌리는 마음이 나를 살아있게 하는 환희

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건 누군가를 간절히 사랑하는 거 누군가를 위해 붉은 꽃을 바칠 수 있다면 내 삶의 절정 살아있는 이유 우리들의 사랑

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건 간절히 소망하는 사람이 있다는 거​ 당신에게 끌리는 마음 하나 강을 넘게 했으니 지금이 내 삶의 최고의 순간

내가 살아가는 이유 사랑을 위하여 죽을 수 있다네 나는 꿈꾸는 깃발이 되겠소 사랑을 위하여 <노래: 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건>​



​아름다운 사랑의 노래가 울려퍼지면서 극이 끝났으면 좋으련만 우리민족과 노래가 겪어온 수많은 세월동안 이별과 한은 끝내 버릴 수 없는 테마인가

결국, 이별의 아픔으로 끝나고 마는...공연이 끝나고 무대인사를 하는 동안에도 끝내 카메라를 꺼낼 수 있는 여유가 없었다.

이것이 음악극이었나 아니면 노래공연이었나 아니면 연극이었나...아니 한바탕 휘몰아친 꿈속이었다는...



​<백수광부의 노래>

내가 지나쳤던 풍경들이 흔적없이 사라지고 내가 싸움을 걸었던 세상은 허재비들의 환상이었구나 저 벌판에는 한때 영광과 오욕을 함께 누렸던 광개토대왕 대발해의 잔해들이 널려있고 지금은 갈 곳을 잃은 옛 영웅호걸들의 두런거리는 소리가 공중에서 들리다가 사라진다

나와 함께 길 떠났던 순레자들은 어느새 세상 속에 집을 세우고 저마다 가정을 꾸렸더라 나는 지금 시인 박인환이 노래한 조랑말이 되어 노자돈도 없이동행할 그 누구도 없이 나 혼자 저렇게 방울소리 울리며 떠난다. 여봐라 잘 있거라 여봐라

올해 내가 내야 할 종합소득세가 17,000원 내 인생은 이렇게 단촐하게 정리되었다. 애착을 가질 것도 거부할 것도 없는 강 같은 세계

나는 이 강에서 꿈꾸는 황금비늘이었다. 강물이 더럽다고 강을 떠날 수 없는 것이 고기의 삶이듯 나는 결코 현실을 등질 수는 없었다.

그렇게 살다가 문득 가을이 오고 북국의 강이 얼어붙어 길을 열 때 나는 거처를 정하지 않고 세상을 가로질러 다니는 여행자가 되고 싶었다.

내가 세상에 짐질 무게가 없어 깃털처럼 가벼워질 때 나는 비로소 자유를 꿈꾼다.



공연장인 예악당을 나서며 서늘한 늦가을 저녁의 찬바람에 문득 정신이 든다. 환상의 공연이었다.

지금에 가는 길이 아득하다. 무엇을 두고왔는지도 모르겠다. 마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한 기분이 발걸음이 허공을 딛는다.

겨우 집으로 와선 그냥 잠속으로 스스르 녹아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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