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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정보 | 국립국악원

학술·정보

국립남도국악원 금요국악공감 “ 남도예술시리즈 Ⅰ - 강강술래, 남도들노래 ”

국립남도국악원 금요국악공감 “ 남도예술시리즈 Ⅰ - 강강술래, 남도들노래 ” 전남 진도군에 자리한 국립남도국악원 12월 4일 금요일 공연이니, 벌써 5일이 지났다. 공연을 즐기고 나면 시간이 지나 그 공연을 기억하고자 후기를 남겨보지만 서울에서 고향에 왔다 즐긴 공연이라 후기가 늦어졌다.


진도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진도 아리랑, 국가지정 무형문화재 제8호 강강술래, 51호 남도들노래, 71호 진도씻김굿, 81호 진도다시래기와 전라남도지정 지방 무형문화재 진도만가, 조도닻배노래, 진도북춤, 남도잡가, 등 전국에서 우리의 전통 민속예술이 가장 많이 보존 계승되며 진도사람들의 삶속에 함께하는 신명이 춤추는 곳이다. 이런 이유로 국립남도국악원이 진도에 자리 잡았다 생각하며, 진도문화를 보여주기 위해 “남도예술시리즈”를 무대에 올린 그 첫 번째 공연이 ‘강강술래와 남도들노래이다. 이 두 공연은 야외에서 펼쳐지는 생활문화인데, 지금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사라지고 있어 보존을 위해 무대예술화 되어가고 있다.


둥근 보름달이 떠있는 화면위로 구름이 흘러가고 화면 양쪽에 자리 잡은 대나무밭 중 왼쪽 대나무밭 안쪽에는 빨강 노랑, 검정, 초록, 흰색 오방색의 5개 솟대가 솟아 있는 풍경은 어느 동네 달밤 공터가 연상된다. ‘달 떠온다 달 떠 나온다 동해 동천서 달 떠나온다’ 세 소리꾼의 매김소리 따라 하늘색 치마에 흰 저고리 차림 20여명의 놀이꾼들이 ‘강강술래 강강술래’ 노래로 받음 소리를 하며 한발 한발 하얀 고무신코를 치마 단 밑으로 내딛으면서 둥근 원을 만들고 천천히 뱅뱅 돈다. 점점 빨라지는 강강술래 노랫가락 따라 걸음걸이는 빨라지다 뛰고 뛰다 힘들면 놀이를 하고 또 돌고 뛰고 놀이하고 이렇게 쉼 없이 이어지며 약 30분 동안 흥이 춤 쳤다.

민물 거북이 남생이의 유희(遊?)인 ‘남생아 놀아라 졸래졸래가 잘논다’ 노래 소리부터 ‘청청 청애(어)영(엮)자, 청애풀자’ ‘고사리 대사리 껑(꺽)자’ ‘몰자 몰자 덕석 몰자, 풀자풀자 덕석풀자’ ‘볿자 볿자 지와를 볿자’ ‘문지기 문지기 문열어주소’로 이어지던 노래 가락은 리듬감이 있고 반복적이라 지금도 입에서 저절로 튀어나와 ‘강강술래 강강술래’ 받아내고 있다.

놀이꾼들이 손에손잡고 살랑살랑 흔들며 파도치던 어깨동작 따라 들썩이던 나의 어깨는 문지기 놀이에서 두 사람이 두 손을 뻗어 마주잡아 만든 문(門)의 팔이 되어 있었고, 흥 따라 취한 나는 지와밟기에서 앞사람의 허리를 잡고 등을 굽혀 한 줄로 길게 만들어낸 등 길을 좌우에서 함께 걷는 두 사람의 손을 잡고 걷던 한명의 놀이꾼이 되었다.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손을 잡고 원을 만들어 그 원이 크든 작든 상관없이, 먼저 놀러 왔던 나중에 왔던, 끼어들던 말던, 시작도 끝도 정해놓지 않고, 노래 부르며 걷고 뛰며 춤추고 노는 대동놀이 “강강술래” 지금은 비록 정형화되어 공연의 형태가 되어버렸지만 이렇게라도 흥에 취해 손뼉 치며 ‘강강술래 강강술래’ 여흥을 즐길 수 있음이 고마웠다.

남도들노래는 진도군 지산면 인지리가 중심되어 모내기하며 불리어지던 농요(農謠)이다. 하지만 지금은 온 동네 사람들이 품앗이하며 하던 모내기는 그 흔적도 찾아보기 힘들다. 하물며 모내기의 힘듦을 덜어내기 위해 일하면서 부르던 농요는 더욱 더 듣기 어렵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고자 모내기 모습을 재현하는 형태에 농요가락을 실어 무대화 하여 전승하고 있다.

그러므로 농촌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극(劇)으로 보면 흥미도 떨어지고 현실감도 살아나지 않아 존재감마저 가치를 두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농촌출신인 나는 무대를 통해서 보는 ‘들노래’라도 고마웠다. 어린 시절 늘 상이라 대수롭지 않았고 가치를 논할 수 없었던 것을 60중반에 접어든 나이에 ‘남도들노래’공연을 관람하며 과거를 새롭게 회상 할 수 있었고 옛 추억에 잠겨 그때 그 시절을 찾아내가며 보이지 않는 가치를 깨우칠 수 있었다.

상쇠의 꽹과리 소리 따라 징, 북, 장구가 앞장서고 두 손에 모를 든 모를 심을 20여명의 아낙들이 등장하고 사이사이 모내기를 도와줄 남성들이 듬성듬성 몇 사람 끼어 있었다. 모뜨는 소리, 모심는 소리, 쉴참 소리, 논매는 소리, 길꼬내기(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갈 때 부르는 소리)로 이어진 모내기 하루가 약 30분으로 축약되어 일하는 모습과 함께 펼쳐졌다.

모내기를 하다 잠깐 쉬며 농주(農酒)와 함께 새참 먹으며 부르던 쉴참 소리의 비손, 육자배기, 둥덩애타령, 등은 진도 사람들의 삶속에 함께하는 신명과 애환이 승화되어 입을 통한 노출이었고, 희노애락의 깊이를 밟아가며 하루하루를 풀어가는 농부의 고단한 노동 가치를 담아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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