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행사

5월 21일 토요명품 공연을 보고...

안녕하세요 저는 음악교육과에 재학중인, 배움의 꽃을 피워가고있는 한 대학생입니다!
제 세부 전공은 작곡이기도 하고, 사실 같은과 친구들도 다 서양음악을 전공하고 있는 친구들이다보니 국악 공연을 관람할 기회나 소리를 들어볼 기회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나, 학교에서 듣고있는 전공과목인
'국악개론' 과목에서 나온 과제를 통해 이번 토요명품 공연을 접하게 되었고, 이는 정말 저에게 좋은 양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공연은 국립국악원에서 진행하더라구요. 도착하자마자 정말 다시한번 이 국립국악원 전경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봄과 여름사이의 푸릇푸릇함을 여기저기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이 국립국악원과 예술의 전당의 전경을 굉장히 좋아하고, 고등학교 3학년 때 음악에 대한 꿈을 갖고 입시를 준비할 때 힘들고 지칠 때면 항상 이 예술의 전당과 국립국악원의 야경을 보며 다시금 동기를
부여받던 순간의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앗 그리고 공연장을 들어가니 생각보다 사람이 굉장히 많아서 놀랐었습니다..! 50명 넘게 있었던 것 같은데, 공연장의 2/3정도 관객으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공연은 총 6곡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낙양춘, 침향춘, 가야금&거문고 합주 도드리, 산조합주, 장한가, 룡강기나리:타려주제에 의한 룡강의 꿈 이었는데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제가 아는것은 낙양춘 뿐이었습니다 ㅎㅎ..
하지만 이 낙양춘에 대한 기대는 엄청났습니다..!! 국악개론 시간에 현재 연주되는 당악곡은 낙양춘과 보허자 두 곡 뿐이라고 배웠었는데, 그 두 곡 중 한 곡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라니 정말 설렜었던 것 같습니다.
연주되기 전 공연장에 배치되어있던 편종과 편경을 보며 '저 악기들 국악시간에 배웠었던건데, 실제로 보니 너무 신기하다.. 소리도 실제로 빨리 들어보고싶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박이 쳐지고,
그렇게 공연이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 들으면서 책에서 글로서 당악이 무엇인지 배우고 이해했을때랑은 실제로 공연을 직접 관람하는 것이랑 차원이 달랐습니다. 역시 음악은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더라니, 많이 듣고
많이 보는 사람일수록 음악을 더 잘 알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팜플렛에는 낙양춘이 12세기에 전후하여 송나라에서 고려에 소개되어 당시 가장 사랑받는 곡으로 뿌리내렸고, 내용은 낙양의 이른 봄날, 멀리 떠나간 연인을
기다리며 밤을 지새운 여인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고 나와있었습니다. 1절과 2절의 가사 내용도 있었는데, 사실 가사의 내용은 명확히 들리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ㅠㅠ 악기 소리에 집중해서 그랬던 걸까요?
하지만 듣는 내내 정말 궁금증도 해결하고 악기들 하나하나 보는 즐거움도 있었습니다. 그 옛날 궁중에서 연주되었던 음악은 이런것이였구나, 많은 것을 배워갔던 시간이었습니다.
두번째 곡은 침향춘이었는데요. 사실 침향춘은 악기 소리보다 무용수들이 꽃을 뽑아들고 추는 춤사위가 정말 신기해서 빨려들듯이 공연을 관람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알고있던 한국 무용들과는 또 다른 춤사위랄까요.
춤같기도 하고, 세밀한 동작을 연출하는 것 같기도 하고, 굉장히 특이했습니다. 꽃이라는 소품을 활용해서 춤을 추는데 큰 동작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세밀한 동작들을 통해서 미인과 꽃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세번째 곡은 가야금&거문고 합주 도드리였습니다. 도드리란 되돌아 든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놀라웠던 점은 궁중음악인 보허자 중에서 반복되는 선율을 일부 변화시켜 만든 음악이라고 하는데, 앞서 첫번째 곡에 나왔던
낙양춘 이라는 곡과 함께 유일하게 연주되는 당악인 '보허자'의 반복 선율을 활용한 것이라니. 사실 보허자를 들어본 적이 없어서 반복되는 선율이 무엇인지는 잘 몰랐지만, 이 도드리를 들으면서 중간 중간 비슷한 선율이
나오는 것 같기도 하고 가야금과 거문고의 음색을 자세히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거문고 특유의 타악기 같은 소리가 정말 매력적이더라구요.
네번째 곡은 산조합주였는데요, 사실 각 악기별 산조는 국악개론 시간에도 들어본 터라 '산조'가 단독악기로만 존재하는 형식인 줄 알았는데, 합주형태로 재구성하여 무대작품화 한 것이라고 하니 굉장히 신기했습니다.
같이 악기를 합주하다가도 단독악기로도 차례로 음색과 독특한 선율을 들려주는 등 여러가지 매력을 맛 볼 수 있었던 곡이였습니다. 합주 형태의 산조는 단독 악기의 산조와는 또다른 매력이 있었습니다. 음량도 굉장히
크고, 무언가 오케스트라 생각이 났습니다! 동양의 오케스트라, 산조 합주. 정말 멋있었습니다.
다섯번째는 장한가 였는데오, 국수호의 한량가 작품을 일컫는다고 팜플렛에 나와있었고, 대표적인 남성춤으로 부산,경남 지역의 오광대놀이나 야류에 등장하는 양반역할을 독립시킨 대표적인 마당춤 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 공연을 보면서 제가 원래 알고 있던 한국무용에 가장 가까웠던 것 같고, 춤을 추는 무용수 분께서 너무 표현을 잘 해주시고 동작 하나하나 집중해서 보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무용수분 너무 멋있더라고요..!!
커다란 부채를 들고 추시는데 곡의 설명처럼 '춤추는 사람의 격을 돋보이게 하고 인생을 관조하는 듯한 춤'이었습니다. 잠시나마 조선시대 여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ㅎㅎ
마지막 곡은 양승환 작곡가가 작곡한 '룡강기나리:타령주제에 의한 룡강의 꿈이었습니다. 보통은 국악 곡에 작곡가가 나와있는 경우가 흔치 않아서 보고 신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인트로와 3개의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수직적 화성구조와 수평적 대위구조로 이루어져있다는 점이 특이했습니다. 서양 음악의 작곡 방식이 쓰였다는 것이 아마도 창작 국악의 장르여서 그런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국악으로도 이렇게 멋진 곡을
작곡할 수 있다니 나중에 국악기에 대해서 더 공부해보고 국악기로 곡을 써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는 곡이였던 것 같습니다. 남도나 경기 민요 선법이 출현하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서도 민요 선법을 포함하는
서양음악의 다양한 선법을 활용했다고 하는데, 앞서 나왔던 곡들과는 다른 좀 더 현대의 우리 귀에 익숙했던 부분들이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연주자 분들이 너무 멋있었고, 영상으로만 들어봤던 양금의 소리도
들어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ㅎㅎ
음악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우리나라의 음악인 국악에 대해서는 서양음악만큼도 모른다는 사실이 스스로 부끄럽기도 할 때도 있었고, 국악 공부를 하면서 실제로 소리도 들어보고 싶고 더 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궁금증도 해결되고 실제로 소리도 들어보며 배운 것을 실제로 들으며 확인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저한테는 너무 값진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팜플렛 뒷면을 보니 앞으로의 공연에
연주되는 곡들도 나와있어서 차례차례 읽어보았는데 배웠던 다른 곡들도 많이 실려 있어서 시간 내서 또 보러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멋진 공연 보여주신 연주자님들 너무 감사합니다!
국립 국악원이 있어서 저와 같이 국악을 잘 접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도 이렇게 좋은 기회가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의 것, 우리의 소리에 대해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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